Page 139 - 농협은행 1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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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농협은행, 성장과 혁신의 기록



                                               과도했던 여신지원 등 역량을 갖추기도 전에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 등을 주요
                                               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적당주의문화, 연공서열과 지역안
                                               배, 느리고 둔한 조직문화 등의 인습을 과감히 깨고 은행다운 경영패러다임을

                                               정착시키겠다고 선포했다.
                                               또한, 전임 은행장들이 실천했던 현장경영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
                                               발 더 나아가 “전쟁터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것은 바로 옆에 있는 병사다. 내가
                                               동료 병사가 되겠다. 현장에 직접 찾아가서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동

                                               료론’을 설파했다.
                                               그러나 이경섭 은행장 취임 후 NH농협은행의 앞날은 녹록지 않았다. 해운·조
                                               선업종 관련 대규모 부실대출로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필요했다. STX조선해양

                                               이 2016년 5월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이를 계기로 해운
                                               조선업종의 부실여신이 NH농협은행의 아킬레스건이 되었다. 법정관리에 들어
                                               간 조선업과 해운업체에 대한 당행의 채권 상각 규모는 2016년 6월 말 기준 1조

                                               2,401억원에 달했다. STX조선이 9,15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창명해운 2,134억
                                               원, 성동조선 1,11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조선·해운업에 대한 대규모 부실채권으로 경영에 비상등이 켜진 NH농협은행

                                               은 1조 3,0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며 2016년 상반기 빅배스(Big Bath·회계장
                                               부 정리작업)를 단행했다. 그 결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부실채권을 털어내 NH농협은행의 성장여건을 정비할 기반을 마련했다. 당행
                                               은 2016년 상반기 3,29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6년 말까지 경영실적을

                                               정상화해 연말 흑자 결산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경섭 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여신조기경보시스템

                                               고도화, 산업분석, 여신심사 및 감리기능 강화 등 제도보완으로 부실이 반복되
                                               지 않도록 시스템 정비에도 나섰다. 그 결과 NH농협은행 자산의 질이 점차 개
                                               선되었다. 2016년 3분기 흑자를 기록했고, 10월부터는 수익 개선 폭이 더 커져
                                               누적 실적까지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연말 흑자전환 예상을 뛰어넘은

                                               빠른 회복세였다.
                                               상반기 적자를 극복하고 흑자전환으로 돌아선 것은 NH농협은행의 강점인 소
                                               매금융에 집중하는 쪽으로 전열을 가다듬은 덕분이었다. 아울러 ‘한국판 라보

                                               뱅크’를 목표로 사업 재조정에 나서 조선·해운업 등 비(非)전문 분야에 집중된
                                               여신구조를 농협 본연의 역할에 맞추고 노하우가 있는 농식품업으로 바꿔 ‘농
                                               식품산업 전문은행’으로 재도약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농협 본연의 가치를 회

                                               복하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익까지 창출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미 NH농협은행은 농식품 관련 기업여신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었다. 2010년
                                               말 6조 1,033억원이었던 농식품 기업에 대한 여신 잔액은 2015년 말 15조 2,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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