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3 - 제일감정평가법인 5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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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차가 전하는 2023년 현재                                     테마사 | ‘제일’이 ‘제일’했다



                                                                                         허인영 감정평가사






               회사가 50살 생일을 맞았다고 한다. 나는 나보다 5살 많은 제일감정평가법인에 근무한지 10년이 되었다.

               평가법인에 들어오기 전에 일반 회사에서 10년간 직장생활을 했던 나는 쓸데 없는 조직 문화에 길들여져 있던
               사람이었는데, 감정평가법인에 들어오니 적어도 회사에서만큼은 사람에 부대끼면서 겪는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이 참 좋았다. 좋은 점은 적극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그간, 회사에 지독한 무심함을 견지하기 위해 열심
               히 노력했다. 이런 내가 회사에 제언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참 뻔뻔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드는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할 기회일 듯해서 적어 본다.


               얼마 전 신입평가사 리쿠르팅에 참석하는 한 평가사로부터 “제일감정이 다른 평가법인에 비하여 어떠한 장점

               이 있는 것 같냐?”는 질문을 받았다. 정량적인 지표야 말로 하기 편하지만 정성적인 것들은 말로 하기는 참 어
               려운 것들이다. 글로 표현할 기회가 주어진 지금 지적이면서도 온화한 인적 구성, 자유로운 교류와 분위기, 선
               배님들이 쌓아놓은 회사의 명성에서 오는 자부심이라고 말하고 싶다.

               회사의 50살 생일을 축하하면서, 문득 회사의 앞으로 50년 후의 회사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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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들어오는 20대 후배들이 우리 회사의 100주년 창립을 볼 수 있는 나이인 것 같다. 10년간 후배들을 보면서
               우리 회사에 입사하는 신입평가사들의 자질과 능력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보면서 자랑스러운 마음과 함께 무

               거운 마음도 느껴진다.
               우리 산업의 특징을 보자면, 우리는 가격차별이 없는 시장에서 난립한 여러 개의 회사들과 경쟁하고 있다. 가
               격차별이 없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상당히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지만 그러다보니 경쟁의 방법은 정해진 것
               이 없어서, 각양각색으로 각개전투한다.

               평가금액을 도출해내고 평가서를 작성하고 발송해내는 일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소속평가사 시절에 이런 시장
               에서 어떻게 경쟁하고 성장해야 할지를 혼자 생각하며 고민하게 하는 것도 가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 역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고민스러울 때가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50년 뒤 회사의 모습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본다. 상상력의 부족으로 그림이 그려지지는 않지만 회사의 모습이
               왠지 지금과 같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업계의 미래를 생각해보면, 수수료 규정에 대한 위협이 우리를 괴롭히는 일을 잠시 멈춘지 오래지 않아,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금융 시장과 부동산 시장 침체기의 초입에 와있다.
               조금 더 먼 미래는 어떨까? 자동가치평가모형을 개발하는 일은 스타트업 회사들에게 한동안 꾀나 뜨거운 프로젝

               트였고, 지금은 몇 개의 시중은행과 일부 감정평가법인들 마저 자체 AVM을 개발하여 보유 중이라고 알고 있다.                                   Theme 2 | 제일이 걸어온 길
               우울하고 재미없는 이야기는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을뿐더러 이 중에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도 없다.
               두서없어 보이는 이야기들을 구구절절 풀어놓는 이유는 회사의 50주년을 맞이하여 회사에 제언할 점을 꼽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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