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7 - 제일감정평가법인 50년사
P. 167
03
제일의 전환점과 감정평가사의 철학 테마사 | ‘제일’이 ‘제일’했다
김준옥 감정평가사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1997년 4월 5일 제일감정평가법인에 처음 입사하던 날. 직원들과 같은 옆자리에 앉아서 어색한 만남을 시작한
지 벌써 25년이 흘렀다. 어린 감정평가사를 대하는 나이 든 직원들의 낯설어함을 옆으로 하고 당장 감정평가
업무 배우랴 영업하랴 정신이 없었다.
처음 입사한 합명회사 제일감정평가법인은 본사가 20명 평가사로 구성되어 의사결정은 손쉽고 집행부의 의
도대로 모든 결정이 쉽게 이루어지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잘 못 뽑은 집행부는 회사를 심각한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즉 조직화가 더딘 인적회사로서의 약점이 있는 회사였다. 그래서 2002년에 국토교통부에
서는 우수감정평가업자제도를 만들었는데 누가 우수하고 누가 열등하냐 하는 논란을 뒤로 하고 대형평가법인
이라고 다시 명명하였는데 감정평가업계의 조직적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정책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회사마다 분기점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기준은 2002년 7월 당시 합명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하게 되고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위해 법적 등기이사를 집행부 4인으로만 하자고 설득하여 회사의 성장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다. 다른 법인들은 지사장을 포함한 20여 명으로 법적 등기이사제도를 만든 것과 상당히 대비되는 결
167
과였다.
2006년 국토부의 100명 이상 대형화 추진으로 법인 간 합병이 시작되던 해 우리는 독자적으로 키우고자 결의
했다. 때문에 당시 합병논의가 진행되던 부산지사와 중앙 부산지사의 합병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당시 부산지
사 사람들을 만나 설득을 거듭한 끝에 제일의 이름으로 합병이 성사되는 희열을 맛보았다. 그 여세를 몰아 의
정부에 북부지사를 설립하고 수원에 경기남부지사를 설립하고 광주호남지사를 타 법인 지사와 합병해서 제일
의 이름으로 회사의 조직을 확대했다.
당시 재건축에 영업력이 약하던 우리 본사에 재건축수주업계에 큰 인재를 영입하여 그 후 업계 최초 500억 원
매출 돌파, 매출 1위를 10여 년간 유지하는 발판이 되었다고 자부한다.
윤리의식을 무장하라
회사가 본·지사 간 다툼이 많고 회계시스템이 불안하며 구성원 간 불화가 잦은 시기일수록 외부 평판도 좋지
않고 능력 있는 인재도 기피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회사에 돈이 많고 회사가 다니기 편하고 구성원 간에
불화가 적고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회사를 다닌다는 것은 구성원들에게는 큰 행운이다.
시험에 합격하고 회사에 들어온 젊은 후배들은 당장 영업 전선에 내몰리며 회사에서 부여한 일을 하랴, 영업하
랴 정신이 없다. 그러나 항상 감정평가사라는 직분이 얼마나 중요한지 감정평가사 싸인과 도장이 얼마나 엄중
한 것인지 그 가치를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할 거라 생각한다. Theme 2 | 제일이 걸어온 길
특히 왜 이 사회에서 우리에게 감정평가사라는 직업을 주게 되었는지 항상 되돌아보며 이 사회에서 우리에게
부여한 가치인 공정하고 객관적인 가치를 제시하는 그 소중한 가치를 항상 유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