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농촌진흥 6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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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편 | 농촌진흥사업





                                            고추 비닐멀칭 재배의 힘
                                            1970년대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고추 비닐멀칭 재배였다. 1970년대에 고추
                                            재배면적이 엄청난 증가세를 보인 것도 고추의 비닐멀칭 재배 때문이었다.

                                            고추의 비닐멀칭 재배는 1960년대부터 폴리에틸렌(PE) 비닐이 농가에 보급되
                                            면서 시작되었다. 비닐멀칭을 통해 고추 모를 밭에 심은 후 비닐을 땅에 깔아 온
                                            도를 높여주면 모가 잘 자랐고, 습해와 잡초 방지 등의 효과도 볼 수 있었다.
            1986.  고추 터널재배
                                            농촌진흥청은 1973년부터 시범사업으로 고추 비닐멀칭 재배를 추진했는데, 고
                                            추재배에 참여한 농가가 인근 부락으로부터 ‘고추왕’이라는 칭호를 받게 되었

                                            다. 이처럼 비닐멀칭 재배기술의 생산성이 확인되면서 농촌진흥청은 고추, 마
                                            늘, 양파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확대했고, 재배기술을 보급받은 농가에서
                                            부농이 양산되면서 확산을 가속화해 현재는 비닐피복을 하지 않으면 재배할 수

                                            없을 만큼 일반화되었다.
                                            1979년에는 고추 터널재배 시범사업이 전국 100개소에서 추진되면서 재배기술
                                            이 널리 전파되는 전진기지 역할을 했다. 고추 터널재배는 생육 초기 때 고추에

                                            비닐터널(소형 간이하우스)을 씌우는 방법으로, 이 같은 온상재배방법을 통해
                                            노지재배보다 수확량이 크게 늘어났다. 고추의 터널재배기술이 보급된 후 고추
                                            가 과잉 생산되어 가격이 하락할 정도였고, 수량성과 품질을 인정받으며 고추가

                                            1980년대에 농가의 소득작목으로 뿌리를 내렸다.
                                            고추 멀칭재배나 터널재배는 온도조절 기능보다는 추위를 막는 역할이 더 컸지

                                            만, 자연력에 주로 의존하는 조방농업(粗放農業)에서 고투입농법(집약농업)으
                                            로의 기술적인 전환을 가져왔다. 또한 이는 본격적인 시설재배 시대가 개막하는
                                            전초 단계로서, 우리 농업에 비닐하우스의 등장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다.



                                            과원 확대를 선도한 왜성사과

                                            1970년대 들어 왜성사과 대목이 보급되었다. 일찍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사과는
                                            열매가 맺기까지의 기간이 꽤 여러 해가 걸려서 자본회수 기간이 길 뿐 아니라 과
                                            수재배 관리가 쉽지 않았다. 나무를 작게 키워 개화 결실을 촉진할 수 있는 왜성

                                            대목을 해외에서 도입했다. 왜성사과의 재배는 세계적으로 1960년대부터 이미
                                            실용화되어 있었으며, 우리나라도 1970년대 들어 이러한 추세를 수용했다.
                                            농촌진흥청은 1971년부터 국내 적응 실증시험사업과 병행해 농가에 왜성사과

                                            재배를 권장하면서 지도사업을 펼쳤다. 산지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나무 간격과
                                            수형 선정 등 왜화 재배기술의 농가 보급을 통해서 기존 품종보다 조기 결실의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왜성사과가 결실을 앞당기자 일반농가로 재배기술이 급속히 확산되었고, 1975

            왜성사과 재배                         년에는 기존 농가의 사과 실생과 왜성 대목재배의 구성비에서 왜성사과가 더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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