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3 - 남해화학 5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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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던 루마니아를 대상으로 유럽 시장을 열 수 있는 호기를 포착했고 기회를 거머

                                                쥐었다.
                                                유럽 역시 한-EU FTA 체결에 따라 무관세 적용을 받는 지역이어서 시장 진입에

                                                걸림돌은 없으나, 시장이 원거리에 있어 첫 거래부터 난관이 따랐다. 50년 가까이
                                                비료를 전문으로 생산해온 기술의 남해화학이 루마니아 바이어로부터 샘플 요청

                                                을 받고 16-20-0 스펙으로 제품 성분을 맞춰 보내는 것쯤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
                                                니었다. 시험카고 500톤 분량을 먼저 보고싶다는 주문을 받고 DHL로 발송을 하

                                                는 데까지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하지만 모든 비료 제품이 가진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이른바 크래킹(Craking), 즉 고결 현상으로 제품이 굳는다는 것. 2023년
                                                1월 루마니아에 500톤을 발송했으나 이후 제품이 도착할 때까지는 여러 달이 걸

                                                리다 보니 제품이 굳지나 않을지 속을 태워야 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대량의 물
                                                량을 벌크로 수출했지만, 동유럽 국가는 테스트용으로 소량을 보내다 보니 다른

                                                화물과 함께 컨테이너로 납품할 수밖에 없었다. 화물을 벌크로 보낼 경우 한 달이
                                                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을 각 나라마다 거쳐가는 트레일러에 실어 보내면서 시험용

                                                카고가 3개월 만에 도착했다. 게다가 컨테이너는 수분도 없고 온도도 높아서 제
                                                품이 굳어버릴 가능성이 더 컸는데, 예감대로 도착 후 현지에 확인해 보니 제품이

                                                굳고 말았다.
                                                결국 제품을 깨서 현지 판매상에게 공급한 후 힘들게 얻은 기회를 잃을지 모른다
                                                는 불안감 속에 평가를 기다리던 중 뜻밖에도 사용 후 효과가 좋다는 반응이 돌아

                                                왔다. 샘플 제품이어서 트레일러로 보내게 됐지만, 향후 벌크 컨테이너로 운송할
                                                경우 좋은 품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생겼다. 이후에도 동유럽 수입

                                                국들로부터 성분과 강도 등 제품의 품질이 다른 국가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
                                                며 후속 주문이 들어와 1,500톤 카고가 추가 수출되는 등 발주가 이어졌다.
                                                동유럽 시장은 루마니아에 제품을 전량 판매하면서, 이를 거점으로 불가리아, 폴

                                                란드, 우크라이나 등 국경을 접한 인근 국가들에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출이 추
                                                진되었다. 수출 제품으로는 동유럽 지역의 스펙에 해당되는 16-20-0와 9-25-25

                                                등의 비종들이 검토되었으며, 루마니아에서도 수요가 있는 범용제품인 16-20-0을
                                                선정했다. 16-20-0은 생산이 용이할 뿐 아니라 수익성이 높은 제품이기도 했다.

                                                국내 비료 기업 중 유럽 시장 진출은 남해화학이 처음이었을 뿐 아니라, 러시아나
                                                중국이 버티고 있던 시장을 새롭게 열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주었다. 동유럽 시

                                                장을 안정적인 수출 거점으로 확보하기 위해 남해화학은 거래처 관리에 더욱 힘을
                                                쏟는 한편, 생산부서와 영업부서 간 유기적인 협력으로 수요처의 요구에 적극 대
                                                응하고 납기와 품질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오랜 시간 공들인 끝에 입성한 농업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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