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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화학 50년사




                                              창고관리부터 컨베이어시스템까지 이물질 등이 유입되지 않도록 반도체 회사에

                                              준하는 공장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지만, 미국 바이어들의 점검에 대비해 자체 검열
                                              을 강화하면서 공장 내부 청결 등에 더욱 신경을 기울였다. 여수공장을 찾은 미국

                                              바이어들은 직접 자재를 만져보고 색상도 살펴보면서 제품 품질을 꼼꼼히 확인하
                                              였고,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미국으로 전송해 현지에서도 동시에 생산시설과 제품

                                              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미국 바이어들이 돌아간 후 제품 수입 허가가 떨어졌다는 소식이 미국으로부터 전

                                              해졌고, 2023년 드디어 MAP 비료 첫 수출 물량 1만 5,000톤이 벌크선에 실려 루이
                                              지애나로 역사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미국 시장의 경우 비료 수출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운송물량이 3만 톤 규모는 되어야 했기 때문에, 남해화학은 부득이 MAP

                                              비료를 다른 화물과 함께 벌크로 실어보내는 방법을 택했다.
                                              MAP 제품이 수출된 후 품질에 대한 현지 반응이 좋고 추가 구매 니즈가 있는 것

                                              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남해화학은 내수비료 공급이 선순위인 데다 비료공
                                              장을 증설할 수도 없어 추가 물량은 차년도를 기약하게 되었다. 미국 시장에서 한

                                              국산 제품의 인지도를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시장 재진입의 초석은 놓여졌다는
                                              판단이다.

                                              1974년 설립 당시 미국 비료제조사 아그리코의 기술을 도입하여 비료공장을 지었
                                              고 제품을 생산했던 남해화학이 걸음마를 시작한 지 50년이 지나 기술을 전수해준
                                              나라에 비료를 수출하는 회사로 거듭났다. 더 이상 비료를 원조받지 않고 자급자

                                              족하기 위해 제7비료회사로 탄생한 남해화학이 비료 종주국인 미국 땅으로 우리
                                              기술로 만든 비료 제품을 역수출하기에 이른 것이다.






                                  유럽으로        유럽으로의 수출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의 도전이 있었다. 그러나 운송비 부담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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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 영토 확대         로 인한 채산성 문제, 세계 최대 비료 수출국으로 꼽히는 러시아와 중국 등의 저가
                                              비료 공세 등에 막혀 수출길을 뚫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특히 천연가스, 인광석,

                                              염화가리 등의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여 비료 생산에 최적의 입지를 확보한 러시아
                                              산 비료가 유럽 각지를 장악하고 있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EU의 러시아산 비료 구매 중단 결의로 이어
                                              지며 국제 비료시장 상황을 바꿔 놓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

                                              산 비료 물량이 국제 거래시장에 유통되지 않으면서 유럽은 비료파동을 겪게 되었
                                              으며, 인구대국인 중국도 국내 수요 충족을 위해 자국 비료의 수출을 통제했다. 이
                                              런 가운데 지속적인 국제정세 모니터링을 하고 있던 남해화학이 러시아산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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