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아름다운 에너지 이야기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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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EnErgy Magazine 49
애견인 천만 시대 속 유기견
개는 예로부터 용맹과 지혜의 상징이자 충성심 높은 동물로 여겨왔다. 사람을 잘 따르면
서도 주인에게는 특히 더 마음을 여는 동물이어서 인간의 곁에 가장 가깝게, 그리고 오랫
동안 남아 함께 살아왔다. 그 덕분일까? 대한민국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은 이제 천
만 명에 다다랐다. 전체 반려동물 중 개가 차지하는 비율은 72%나 된다. 이렇게 사람에
게 사랑받는 동물이 또 있을까?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개는 동물 중에서 가장 행복
해야 하지만 사실 가장 불행한 동물이기도 하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따르면
2017년 버려진 유실 · 유기동물 발생수는 10만 마리에 이른다. 이는 2016년 88,559마리
에 비해 13.7%(12,516마리) 증가한 수치다. 이 중에서도 유기견은 72.4%(73,002마리)로
가장 많았다. 대중적으로 키우는 애완동물이기 때문에 버려지는 유기 비율도 가장 큰 것.
반려견은 필요 또는 불필요와 상관없이 늘 곁에 있으면서 주인의 일상을 묵묵히 지켜보
지만 사람은 반려견이 귀찮은 짐이 되는 순간부터 필요와 불필요를 재단하고, 효율성을
따진다. 그렇게 우선순위에서 벗어나 길거리에 버려진 개들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유기
동물의 약 41%는 동물보호센터에서 안락사 및 자연사로 죽음을 맞이한다. 그곳에서 새
로운 가족에게 입양되는 경우는 27%, 원래 가족을 찾는 경우는 14%에 불과하다.
반려견에 대한 애정만큼 책임감도 크게
반려견에 대한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은 꾸준히 미디어를 통해 흘러나온다. 유기 동물 이야기부터 감동이 있는
사연까지. 2001년부터 방영해 17년째 동물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SBS <TV 동물농장>이나 2006년도에 개봉한
영화 <마음이>, 2009년도에 개봉한 <말리와 나> 등에서 우리는 반려견에게 느끼는 감정이 가족 구성원에게
느끼는 마음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양한 소재의 반려견 이야기의 공통점이 바로 ‘그들이 가족이라
는 것을 깨달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반려견이 한 집에서 부대껴 살며, 함께 동고동락[同苦同樂]하고, 마음을 나누는 가족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
았다면 반려견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책임감도 크게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명이 있는, 살아 숨 쉬는 존재에 대
한 최소한의 예의로서 말이다.
한 매체에서 2018년 ‘황금 개의 해’를 맞아 동물 보호와 복지에 힘쓰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에게 그들에게 개
는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누군가는 개를 ‘나의 선생님’으로, 누군가는 ‘내 장례식에 꼭 와줬으면 하는 친구들’로, 또 누군가는 ‘삶을 함께하
는 생명체이자 가족’이라고 말했다. 중요하고 결정적인 순간, 그들의 곁에서 인생의 바로미터(barometer)가 되
어 주는 반려견을 공동운명체로 생각했기에 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반려(伴侶)란 짝이 되는 동무를 말한다. 누가 뭐라고 하든 아프고 힘들 때 기꺼이 내 편이 되어 주고, 기쁘고 즐거
울 때 함께 마음을 나누는 존재. 아낌없는 애정을 주는 그들을 살아있는 생명으로 대우하고, 최소한의 책임감을
가지며, 또 하나의 가족이자 친구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