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에이치라인 10년사
P. 48
에이치라인해운 10년사
못했다. 원가보장형 장기계약이 맺어져 있지 않고서는 선박을 운영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
라 폐선을 하거나 운항을 중단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실제 2015년 들어 케이프사이즈 벌크
선 해체량은 1,000만 톤을 넘어서 전년도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화주들이 건조된
지 20년이 넘은 대형 고령선을 안정성을 이유로 기피하는 것도 해체량이 증가하는 요인 중
하나였다.
에이치라인해운은 해운업계의 일반적인 상황과는 결이 조금 달랐다. 오래 선박을 정리하는
일은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이를 선대 개편의 일환으로 추진했다. 내부에서 폐선을 결정할
때 여러 부서가 의견을 조율하고 선박 건조계획까지 꼼꼼하게 확인했다. 또한 화주들과의 계
약 상황이나 향후 추진계약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는 데 중요한
결정 사안이었다.
화주들과의 계약에 따라 선박 구조조정
2016년 기준 에이치라인해운의 선대는 벌크선 36척과 LNG선 4척, 총 40척으로 편성됐다.
이 가운데 선령 20년을 넘긴 선박이 12척이었다. 화주들과 장기계약 수행을 위해서는 선박
의 구조조정이 필수적이었다.
2016년 3월 포스앰비션(POS AMBITION)과 굿윌(GOODWILL)을 각각 인도와 파키스탄 해
체업체에 매각한 데 이어 6월에는 포스브레이버리(POS BRAVERY)를 방글라데시 폐선소에
넘겼다. 3척 모두 1992년에 지어진 선박들로, 20년 넘게 거친 파도를 넘나든 해양의 파수꾼
이었다. 굿윌호의 경우 한국중부발전과의 CVC 계약을 수행하고 있었는데, 선령이 폐선 연
령에 도달하면서 폐선 절차를 밟아나갔다.
포스앰비션을 포함한 3척을 매각하고도 1992년 건조된 선박은 6척이 더 남아 있었다. 케
이프사이즈 선박인 프론티어(FRONTIER), 포스챌린저(POS CHALLENGER), 포스하
베스터(POS HARVESTER), 현대스피릿(HYUNDAI SPIRIT), 에이치엘케이프타운(HL
CAPETOWN), 포스데디케이터(POS DEDICATOR)가 바로 그들이었다. 이들은 2017~18
년 사이에 폐선 과정을 거쳤다. 1993년에 건조된 선박은 에이치엘포트켐블라(HL PORT
KEMBLA)와 이노베이터(INNOVATOR) 2척이었다. 이 중 한국중부발전과 장기운송계약을
책임지고 있던 에이치엘포트켐블라는 2017년 12월 싱가포르 해체업체에 의해 폐선의 길을
걸었다.
폐선과 함께 선대 확대도 꾸준히 진행했다. 중고선 매입이나 신조 리세일 모두 그 대상이었
다. 2014년 말 대보인터내셔널쉬핑으로부터 대보아이비티를 인수해 에이치엘아이비티(HL
IBT)로 이름을 교체했다. 2015년 5월 한진해운에서 한진살다나베이를 인수한 데 이어 3개월
후 골든오션그룹이 리세일한 KSL아틀랜틱(KSL ATLANTIC)과 KSL볼틱(KSL BALTIC)을
사들였다. 2015년 8월과 11월 각각 완공된 신조 선박들은 에이치엘하모니(HL HARMONY),
에이치엘패션(HL PASSION)이란 이름을 달고 바다를 누비고 있다.
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