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에이치라인 1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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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라인해운 10년사
고생한 프로젝트팀에 국내의 몇몇 선사들이 발레와의 계약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다소 초조한 마음이 들었지
연이어 날아온 만, 후회 없는 노력을 기울였기에 자신감과 기대감도 있었다. 기다림의 시간은 길었지만, 결과는 달
수주 소식 콤했다. 2018년 3월 3척의 VLOC 용선계약에 성공했다. 뒤이어 6척의 추가계약도 따냈다. 발레와
의 계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국내 한 선사가 발레와 맺은 장기운송계약도 인수했다. 이렇게
발레와는 총 세 차례에 걸쳐 모두 13척의 선박계약을 체결했다.
처음으로 해외 화주와 맺은 계약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결과였다. 계약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사무
실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그렇다고 마냥 성공담에 취해 있을 수는 없었다. 마지막 관문인 선박
발주가 남아 있었다. 발레와의 계약을 추진한 담당자는 화주와 조선사 사이에서 여간 애를 먹은 게
아니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세 번의 협상 모두 서로 유리한 조항을 넣으려다 보니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발레와 계약을 마쳤다고 해서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선박 건조계약도 중요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운송계약과 신조계약을 거의 같은 타이밍에 체결해야 했습니다.
만약 조선소와 계약을 체결했는데, 화주와의 계약이 어긋나면
정말 난감한 상황에 빠지거든요. 그래서 조선소에 가서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사정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때 화주와 조선사 사이를 오가느라 굵은 땀을 많이 흘렸습니다.”
세계 바다를 에이치라인해운은 우여곡절 끝에 발레의 철광석 운송에 투입될 2척의 VLOC를 발주했다. 그 뒤 2
마음껏 누빌 첫 선박 년여 만인 2019년 6월 뜻깊은 선박 명명식을 열었다. 서명득 사장은 에이치엘비너스(HL VENUS)
‘비너스호’ 의 명명식에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하고 우리가 운항하게 될
32만 5,000톤급 벌크선 비너스호가 출항을 앞두고 있습니다.
비너스호는 우리 에이치라인해운이 2014년 창사 이래
직접 발주해 인도받는 최초의 신조 선박입니다.
명명식을 마치고 인도를 받으면 발레와 체결한
25년 장기운송계약을 수행하게 됩니다.
비너스호의 항해는 여러모로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서 사장의 말처럼 비너스호는 에이치라인해운이 해외 화주와 처음으로 맺은 장기운송계약을 수
행할 선박이었다. 그동안 일부에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던 신규 사업 개발의 역량에 관한 불
신과 의혹을 날려버린 계기였다. 더욱이 해외 사업의 가능성을 활짝 여는 상징적인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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