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아름다운 에너지 이야기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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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EnErgy Magazine 11
나를 내가
응원합니다
살아가면서 따뜻한 응원의 한마디가 필요한 순간이 누구인들 없을까! 슬럼프에 빠져서, 새로운 도
전에 떨며, 자신에 대한 부족감에서, 사람에게 상처받으며 삶은 힘들어진다. 평소에 내가 특히 힘
들어하는 일이 무엇인지 파악해 놓으면 어느 정도 예측해서 피해가거나 대비할 수 있다. 따뜻한
한마디가 필요한 순간 옆에 있어줄 사람이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있겠는가? 그러나 세상일은 마음
대로 풀리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나를 응원할 수 있어야 한다.
남을 격려하고 위로할 때와 같이 내게 할 때도 방법을 현명하게 지켜야 한다. “괜찮아, 지금도 충
분히 잘하고 있어!”는 인내와 같은 특별한 노력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므로 편하게,
쉽게 쓰는 방법이다. 그러나 완벽주의적 성격이라면 "지금도 잘하고 있어!"는 오히려 자책과 실망
감을 불러온다. 차라리 “조금만 더 좋아지면 완벽해 질 수 있지.”라고 속삭이자. 늘 참아내는 성격
이라면 “견딤이 쓰임을 결정한다.”도 좋다. 상처를 잘 받는 예민한 성격이면 “상처 많은 나무가 아
름다운 무늬를 남긴다.”를 반복한다. 느리지만 꾸준한 성격이면 “달팽이도 마음만 먹으면 바다를
건너는데 나는 달팽이보다 훨씬 더 빨라.”라며 자신을 격려한다.
아무리 좋은 명언도 자신의 성격과 궁합이 맞아야 도움이 된다. 보편적 용도로는 “이 또한 지나가
리”가 무난하다. 급박한 상황은 인내를 강조하는 말보다 “나는 할 수 있다”로 빠져 나와야 한다. 마
음의 상처를 이미 너무 많이 받았다면 일회성 위로를 찾기보다 되풀이되는 패턴의 원인을 없애야
한다. “달팽이도 마음만 먹으면 바다를 건널 수 있다”는 말은 잘 쓰면 약, 못 쓰면 자존감에 상처를
낸다. 내가 내게 베푸는 최상의 응원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어루만지
는 것이다. 삶이 어려울 때 평소 자기 관리가 부족했던 점은 반성 하되 지나치게 자기를 비난하지
는 않는 것이다. 내가 나를 용서해주지 않으면 이 세상 누가 나를 용서하겠는가? 남과 관계가 어려
워도 내가 나와 관계를 잘 유지하면 삶의 무게는 훨씬 가벼워진다.
글을 써주신 정도언 님은 30여 년간 서울의대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정신분석학회장 등을 역임한
정신분석학자로,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저서로 『프로이트의 의자』, 『프로이트 레시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