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수산가족 2023 W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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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san  culture                            육아 HOW TO                                          68





                       이것만 알아도,
                                                         우리 집은 초1, 초6, 중2 아들 셋을 키우고 있는 삼부자 집입니다. 첫
              세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                           째가 태어나고, 돌잔치하고… 이런 추억들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
                                                         는데, 언제 이렇게나 많이 컸는지! 제가 중학생 학부모가 되었단 사실
                                                         이 가끔 믿어지지 않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고등학생 학부모
                                                         가 되겠네요. 아내는 회사에 다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막내가 태어나던 해부터 전적으로 육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랫글은 대부분 아내의 육아 노하우라 할 수 있겠네요. 저는 아내가
                                                         육아에 어려움을 토로할 때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글. 수산아이앤티 보안연구소 UX팀
                             이용규 책임




                                                           로 학급회장에 대한 경험이 좋았던지, 매년 선거에 나갔고 초2부터 중
                                                           1까지 매년 학급회장을 하며,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중2 때부터는 학급회장을 맡으면 할 일이 너무 많다며, 선거에 나가지
                     불필요한 스트레스는 줄여주자!                      않겠다고 했는데, 회장이 해야 할 수행평가 공지 등을 반 아이들이 담
                                                           임선생님에게 저희 아이가 해줬으면 좋겠다 요청하여, 결국은 그 일을
         첫째 아이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첫째를 초등학교 보낼 때, 셋째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성격은 여전히 말이 없고, 친구들에게 부끄러
         를 출산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온전한 케어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워 살갑게 대하지도 못하고, 소수의 친구만 사귑니다. 앞에 나서지도
         그러다 첫째 초2 때, 담임선생님과 상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않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인정받고 친구들에게 신뢰받는 것은 확실
         성향이 먼저 말을 걸거나 다가가지 않고, 표현을 잘하지 않는다는 건
                                                           하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소아정신과 상담을 권하더군요. 그
         정도일지는 몰랐는데… 선생님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거죠.
         아이에게 얘기해보니, 짝꿍과의 대화에도 식은땀이 난다고 하더라고
         요. 소아정신과에서 검사를 받으니, 조용한 ADHD와 틱이 있다고 했습
         니다. 그때 제가 아이를 더 잘 이해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전에
         는 왜 우리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까? 답답하고 속상                        칭찬하고 안아주고 공감해주자!
         한 마음이 컸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아이의  입장에서 더 생각하게 되            이제는 둘째 아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아이는 첫째와는
         었습니다. 학교생활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데 그런 것을 집에서는             좀 다릅니다. 첫째는 학원 없이도 문제집만 사주면 혼자 잘 해내는 아
         표현하지 않고, 학교를 잘 다녀준 아이가 대견하면서도 미안했습니다.             이였다면, 둘째는 보통의 남자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례로 초2 때
         그래서 육아에 원칙이 하나 생겼습니다. ‘아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친구 엄마가 저희 아이 수학문제집 한번 봤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혼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불필요한 스트레스는 줄여주             자 풀고 채점해서, 검사는 안 한다고 했더니, 친구 아이에게 자기는 풀
         자. 최대한 아이와 의논하며,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하도록 지원해 주자!’          지 않고, 숫자 하나를 쭉 쓴다고 했다고요. 아고…! 정말 멘붕이 왔죠.
         그래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가능하면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             첫째는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아이들이 다 같은 줄 알았었
         로 권했습니다. 약물치료는 부작용이 걱정되어 받지 않았습니다. 아이             는데,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이마다 정말 많이 다르구나!’ 아이에게 맞
         가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 마음 한쪽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가           게 육아를 해야겠다고요. 우선 수학은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양으
         종종 친구들과 잘 지내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함께 고민했습니            로 합의를 봤고, 그것은 꼭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한 번씩 잘
         다. 그러던 중 ‘친구들과의 관계를 잘해 나가는데, 학급회장이 도움이            하고 있는지 검사하겠다고요. 이런 방법으로 지금까지 수학은 혼자 해
         될 거 같은데, 해보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했습니다. 아이가 힘들었을           내고 있습니다. 혼자 공부가 어려운 부분은 의논해서 학원을 보냈습니
         텐데 큰 용기를 내어, 선거에 나가 보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생각            다. 학원 가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였는데, 초3이 지나고 보니, 영어가
         지도 못하게 거의 몰표를 받으며 학급회장에 뽑혔습니다. 아이의 착하             너무 부족한 것 같아 학원을 권유했고, 그 학원에서는 열심히 하면 아
         고 성실한 평소 모습을 반 아이들도 좋게 봐줬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           이가 좋아하는 레고를 선물로 받을 수 있다고 했더니, 자기도 영어는


          vol.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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