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수산가족 2023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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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san  family                              행복한 편지                                            40



                    Letter1




                                                               존경하는 아버지, 사랑하는 어머니!
                                                               군 시절 이후로 처음으로 이렇게 편지를 적어봅니다. 부사관 교
                                                               육대에서 보낸 편지가 마지막인 걸로 기억하니까 어느덧 그때부
                                                               터 십 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네요.
                                                               그 시절, 부모님은 저에게 늘 커다란 존재셨죠. 지금도 그 사실에
                                                               는 변함이 없지만, 세월이 흘러간 그 흔적들이 두 분에게서 보이
                                                               고 느껴질 때면 멈춤 없이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그
                     글. 수산인더스트리
                     신월성사업소 터빈팀                                렇게 흘러간 시간 속에서 저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길러
                     김원진 대리                                    보니 두 분께서 어떤 마음으로 지금껏 우리 형제를 기르셨는지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아버지,                                  작은 상처 하나에도 내 온 살갗이 베인 듯한 고통처럼 느껴지는
                                                               그 애타는 사랑과 작은 바람 한 점에도 행여나 넘어질까 오고 가
                    사랑하는 어머니께
                                                               는 길을 하염없이 지켜보는 마음까지.


                                                               그래서인지 아이가 커갈수록, 시간이 흐를수록 두 분에 대한 마
                                                               음이 더 커져만 갑니다. 우리 형제를 지금까지 성장시켜주신, 그
                                                               시절을 겪어내신 두 분을 떠올려보면 가장으로서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짊어진 아버지의 넓은 어깨와 묵묵히 아버지와 두 아들
                                                               들을 뒷바라지하신 어머니의 아름답고 멋진 손이 가장 먼저 떠
                                                               오릅니다.
                                                               두 분께 받은 사랑은 이토록 넘치도록 많은데 제가 두 분께 드린
                                                               사랑은 당장 생각나는 게 없을 만큼 잘 없네요. 돈 벌면 호강시켜
                                                               드린다고 호언장담하곤 했었는데 여전히 저는 두 분께 받기만
                                                               하는 못난 아들인 것 같습니다.
                                                               멋진 부모님을 두었는데 아들은 그렇지 못해서 늘 죄송해요.
                                                               사랑하는 엄마 아빠, 오늘 하루 눈뜰 수 있음에, 오늘 하루를 또
                                                               선사 받았음에 항상 감사하라고 하셨죠?
                                                               전 오늘도 부모님께서 이렇게 우리 곁에 계신 게 정말 감사합니
                                                               다. 아직 두 분께 해드린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더 오
                                                               래오래 계셔주세요. 제가 두 분께 받은 사랑을 몇 배로 다 돌려드
                                                               릴 테니까요. 약속해 주세요.
                                                               지나온 세월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오늘도 이렇게 곁에 계셔주
                                                               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2023년 봄날에
                                                                                             사랑하는 아들 드림







          vol.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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