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아름다운 에너지 이야기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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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EnErgy  Magazine  29







                                            란다. 여기에 차가운 물을 타서 몸 담그기 좋게 온도를 조절했다고 한다. 노천탕도 있었
                                            는데 노천탕에 앉아있으니 머리카락이 얼었다. 자주 얼굴을 물에 담가서 추위를 피했다.
                                            백두산 노천탕에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었다.
                                            12월 31일 저녁. 백두산에서 송년을 보내고 내일이면 2018년 새해를 맞는다. 이곳에서
                                            한 해를 보내고 맞는 마음은 일행 모두에게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되리라. 식탁에서 모두가
                                            한마디씩 지난 1년의 회고와 새해 희망을 얘기한 뒤 방으로 들어와 잠자리에 누웠다.


               ParT #4       2018. 01. 01   새해 아침이다. 아침 일찍부터 백두산 천지를 가려고 서둘렀다. 아침 8시경 출발 예정이
                                            었으나 백두산 정상의 날씨 변화로 차를 운행할 수 없다고 했다. 기다리라고 해서 하염
               쉽지 않은 백두산 천지
                                            없이 기다렸다. 10시는 지났을까? 차를 운행한다고 해서 승차장으로 갔다. 방한복을 입
                                            고 지프차에 타니 자리가 비좁다. 강원도 대관령 못지않은 곡예를 하면서 차는 달려간다.
                                            세찬 바람이 일면서 눈이 날린다. 천지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차가 섰다. 바람이
                                            눈보라를 일으킨다. 천지 앞에 많은 사람이 몰려있다. 차 운행이 풀리면서 사람들이 일시
                                            에 몰린 까닭이다. 우리 부부는 북한 땅을 볼 수 있을까 하고 출입금지 팻말까지 갔다. 바
                                            람에 몸이 뒤로 밀린다. 사진을 찍으려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 손이 언다. 겁이 나서 아내
                                            를 천지 반대 방향에 두고 셔터를 눌렀다. 아내는 천지 난간 옆에 선 나를 찍었다. 눈보라
                                            에 나도 아내도 천지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셔터를 눌렀다. 우리 부부는 바로 천지(天池)
                                            앞에서 천지분간(天地分揀)을 못했다. 천지를 앞에 두고 제대로 보지 못했다. 오호 통재
                                            라! 우리가 천지를 보지 못한 것이 아니라 천지가 우리 땅이 아닌 중국 땅을 밟고 왔다고
                                            해서 자기를 드러내 보이지 않은 것이다. 겨우 한번 와서 천지의 민낯을 보여 달라는 것
                                            은 지나친 욕심이라고 일갈하는 것 같았다.
                                            천지를 뒤로 하고 우리 부부는 일행이 기다릴까 봐 지프차에 탔다. 그리고 우리가 탄 지
                                            프차는 또 한 번 숙소를 지나쳤다. 하지만 경험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어제의 경험으로
                                            당황하지 않고, 주머니의 호텔 키를 보여준 뒤 운전 기사에게 왔던 길로 돌아가자고 했
                                            다. 내려서 차를 바꿔 탔으나 운전 기사가 방향을 자꾸 반대로 가려고 한다. 다시 오른쪽
                                            으로 가자고 하니 운전기사는 배차 직원에게 다시 물어보고 그제서야 방향을 튼다. 사회
                                            주의 국가, 관광지에서조차 고객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모두 공급자, 관리자 중심의 운
                                            영이었다. 우리가 늦은 줄 알았는데 호텔에 도착하니 우리가 제일 빨리 왔다. 일행들은
                                            한참 후에 도착했다.
                                            이제는 연길로 돌아가는 길. 모두 버스를 타고 환승장에서 우리가 타고 온 버스로 갈아탔
                                            다. 길에는 눈이 많이 쌓였다. 저녁 어둠이 깃들면서 밥 짓는 연기 속에 집집마다 등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한국의 어느 마을 풍경 같았다. ‘조선족이 우리의 풍속을 이어가고 있
                                            구나’ 이런저런 생각하는 사이에 버스는 연길시에 들어섰다. 내가 아내와 함께 조용히 선
                                            구자 노래를 불렀더니 모두 따라 합창했다. 그때 차는 이미 일송정을 지났다고 했다.

               ParT #5       2018. 01. 02   귀국하는 날, 아침 비행기라 서둘러 연길공항에 도착했다. 우리 일행이 거의 마지막 손님
                                            인 것 같았다. 기내에 들어가니 만석이다. 연길과 서울에 오가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
               몸도 마음도 따사로운
                                            을 몰랐다. 떠나는 우리를 송별하듯 햇살이 따사롭게 비치고 있었다. 인천국제공항에 도
               대한민국으로
                                            착하니 영상 섭씨 1도란다. 이것도 추위라고! 추운 나라에서 온 것이 실감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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