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수산가족 2025 W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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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SAN [ ] 행복한 편지 44
사랑하는 당신에게 Letter1
우리가 함께한 지 벌써 2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요. 함께하는 시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풍족
하지는 않아도 장성한 아들 둘을 착하고 바르게 키워냈고, 늘 미안해하면서도 어머님을 잘 모셔왔어요. 9
대 장손 집안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지고 언제나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한 당신, 정말 고생 많았어요.
타지로 발령받아 새롭게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4년, 오직 가족밖에 모르던 사람이 낯선 환경에서 홀로 적
응하며 얼마나 힘들고 지쳤을까요.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곁에 있어 주지 못해 더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
음이 들었어요. 그 뿐인가요.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던 당신에게 결국 아픔이 찾아왔을 때도,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큰 고통이 느껴졌어요. 그래도 관리로 극복할 수 있는 정도라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정말 하늘에 감사할 정도였다니까요. 이제부터라도 식단을 챙기고, 함께 걷고 뛰며 서로 의지한다면 지금
보다 더 건강해질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고 차근차근 내일을 살아봐요. 돌이켜 보면, 때로는 힘들었지만
행복한 나날들이었어요. 다 당신이 가족을 위해 힘쓴 덕이겠죠. 많은 걸 포기하고 헌신하며 늘 든든한 버
팀목이 되어 준 당신. 집안 선산으로 사용하기 위해 매입한 산을 돌아가신 친정 부모님께 기꺼이 내어준
것도, 틈틈이 찾아가 돌봐 준 것도 모두 잊지 않고 있어요. 정말 고맙고 감사해요.
벌써 내년이면 퇴직이라니, 세월이 정말 빠르네요. 30년 넘게 쉼 없이 달려왔으니 이제는 조금 여유를 누
려도 되지 않을까요? 우리 같이 여행도 가고 맛있는 것도 함께 먹으며 조금씩 쉬어 가요. 마음을 내려놓고
아이들의 미래와 어머님의 건강, 우리 가족 모두의 행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살기로 해요. 많이 부족하
지만 그 짐을 조금이라도 나눠 들 수 있도록 당신의 곁에서 힘이 되어 줄게요.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늘 당신을 응원해요. 사랑합니다!
글. 수산이앤에스
고리1사업소 기술지원팀
백경래 부장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