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수산가족 2023 SUMMER
P. 47
2023. Summer 47
안녕~ 무슨 말을 먼저 할까? 타지에서
편지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면서도 다 잊어버린 것만 같아.
공부하고 있는
이렇게 쓰는 게 맞는가? 의심스러울 정도인데 ㅎㅎ
우리가 벌써 떨어져 지낸 지도 1년 6개월 다 되어가네! 사랑하는
매일 같이 있었고 함께 했었는데, 아직도 혼자 있는 게 적응이 안 되어서 적응 중이야. 아내와 딸에게!
타지에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느라 다시 늦깎이 대학생이 된 당신이 존경스럽고!
6살 딸 데리고 좁고 좁은 원룸에 살면서 아이를 돌보면서 공부하는 당신이 대단하게 느껴지네!
‘20년을 다닌 일본 여행가이드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 했었는데,
그건 나만의 고민이고 착각이었어.
지금 당신은 그 누구보다도 너무 잘 해내고 있고 잘 이겨내고 있어!
그러니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잘해보자! 파이팅!
식품영양학과로 입학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늦는 것 같으면서도 참 빠르네.
얼른 졸업하고 돌아와~ 졸업 기념으로 일본 여행 한 번 다녀오도록 하자!
그리고 엄마와 같이 있는 우리 딸 예진이~
그곳 유치원에 처음 등원할 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날 것만 같아~
친구 하나 없던 곳에 외톨이로 남겨둔 너를 걱정한 마음에 엄마에게 자꾸 전화해서
‘예진이, 친구 사귀었어? 유치원에 적응 잘하고 있데?’라고 꼬치꼬치 묻던 때가 기억이 나네.
지금은 많은 친구 사귀어서 그런 걱정은 없지만 다른 걱정은 우리 딸이
건강하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예진이가 자라는 모습을 자주 못 봐서 정말 미안해!
끝으로 행복한 편지로 예진이에게 편지 써달라고 했었는데 쓰다가 힘들었나 봐.
그래도 편지 잘 읽었고 주말에 또 보자~
아내와 딸!
2023년 여름 Letter2
너무 보고 싶고 사랑합니다!
아빠가
글. 수산이앤에스
한울1사업소 원자로정비2팀
권오열 대리
SOOSAN Family 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