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수산가족 2024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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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문종필 만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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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


                                                                  강풀 만화가의 『타이밍』


                                                                   “분명히 우리를 도울 사람들이… 아니,
                                                                 우리와 함께할 사람들이 어딘가에 있을 거야”
                                                    너무나도 유명한 만화가 강풀의 『타이밍』은 다수의 초능력자가 모여 사람을 살리는
                                                    이야기다.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해야 할 타이밍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사람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제목이 타이밍인지 모른다. 이 작품에서는 10분 후를 볼 수 있는 초
                                                    능력자와 미래의 참사를 볼 수 있는 초능력자, 시간을 멈출 수 있는 초능력자, 10초를
                                                    되감을 수 있는 초능력자가 등장한다. 이들은 힘을 합쳐 어느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
                                                    지는 자살 행위를 막기 위해 온 힘을 쏟는다. 초능력자들 또한 각자 사연을 가지고 있
                                                    어서 초능력을 사용하는 것 자차가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가진 작은 능력으
                                                    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애쓴다. 마블 영화에 등장하는 어벤져스처럼 화려한 능력을
                                                    갖춘 주인공은 아니지만, 사람을 구한다는 측면에서 어벤져스나 크게 다르지 않다.
                                                    강풀 만화에서 등장하는 특징이기도 하지만, 『타이밍』에서 등장하는 악인은 악인이
                                                    아니기도 하다는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의 만화에서 등장하는 악인은 악인인
                                                    것이 분명하지만, 악인의 사연을 깊이 침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의 사연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누군가는 이런 입장에 대해 ‘악인’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강풀의 만화는 면죄부를 준다기보다는 자신만의 아픔과 사연
                                                    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전달하는 만화이다.
                                                    강풀 만화는 2023년 8월에 디즈니에서 공개한 〈무빙〉으로 더 많은 독자를 확보했
                                                    다. 워낙 유명한 작가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으로 유명세는 더 증폭되었다. 이 지면에
                                                    서 소개하고 있는 〈타이밍〉은 〈무빙〉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그 이유는 이 두 작품 모
                                                    두 초능력자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빙〉을 본 독자라면 〈타이밍〉을 읽어봐
                                                    도 좋겠다. 나아가 강풀의 또 다른 작품 〈브릿지〉 또한 같은 계열의 작품이기도 하니,
                                                    매너리즘에 빠진 회사원들은 초능력자들이 펼치는 상상력 속으로 빠져보는 것도 좋
                                                    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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