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수산가족 2024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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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ter2                       어렸을 때부터 약 20년간 같은 방에서               거의 매년 크게 한 번씩은

                                             동고동락했지만, 편지를 써본 적이
                                                                                 치고받고 싸웠던 형이 기억에 남아있어.
                                             없었던 것이 부끄럽네. 이번 기회에 가장
                                             가까우면서도 멀어진 형에게 편지를 써볼게.             그런 형에게 복수를 하려고 형 얼굴에
                                                                                 토끼 똥을 던졌기도 했지... 과정을 보면,
                                                                                 서로 못 할 짓을 서로에게 했지만...
                                             어릴 때 형 그리고 형 친구들과 함께 책도             결국에 그런 기억들이 추억으로 남아
                                             읽고, 게임도 하고, 뛰어놀고, 밥도 먹고,            연결고리로 남아있더라고.
               글. 수산이앤에스 당진사업소
                                             샤워도 했었던 기억이 있어.
               제어1팀 터빈제어
               정해원 주임                        그중에서도 내가 형 친구 집에서 놀다가               이렇게 친한 사이였지만,
                                             길도 잃어버렸던 기억이 남아 있어.                 내가 20살 이후 대학과 군대를 가면서
                                             형 친구 집에서 ‘혼자 집에 갈 수 있으니까            다소 멀어진 거 같아서 아쉬워.
                                             알아서 가겠다’고 큰소리쳤지만,                   형의 여자 친구(현재 형수님)를 처음 본 것도
                                             길을 잃어 울면서 배회하면서 힘들었는데               22살 군 제대 후에 집에서 치맥을 먹으면서
                                             형이 제일 먼저 나를 찾았고,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있어.
                                             형의 얼굴을 보자마자 울음을 더 크게                그리고 내가 대학생일 때 형의
                                             터트렸던 기억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 선명해.            자취방에 갔었던 기억도 남아있어.
                                             항상 내가 힘들 때 도움을 주고                   이러한 기회들을 잘 살렸다면,
                                             격려를 해주었던 2살 많은 형. 항상 고맙고            어렸을 때처럼 계속 친하게 지낼 수 있었지
                                             나도 보은하고 싶은 마음이 크게 있어.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
                                                                                 2년 전, 형은 결혼하고 나서 행복한 신혼 생활
               사랑하는                          좋은 기억도 있지만 싸웠던 기억도 많은 형.            도 하고 조만간 조카도 볼 수 있을 것 같아.
                                             언제 한 번 내가 형의 말을 안 듣고                하지만 조카는 형수님을 더 닮았으면 좋겠어!
               형에게…                          라면을 안 끓여서 배를 맞았던 기억이 난다.            왜냐하면 형은 어렸을 때부터 장난기가

                                                                                 너무 심해서 엄마가 많이 고생했기 때문이야.
                                                                                 만약 형을 닮은 남자아이가 태어난다면,
                                                                                 형수님도 엄청나게 고생하지 않을까 심히
                                                                                 걱정돼. 그래도 난 형 닮은 조카가 태어난다면,
                                                                                 조카의 장난감은 내가 책임질게
                                                                                 왜냐하면 형에게 받은 사랑이 많아,
                                                                                 조카에게 보답하고 싶거든.


                                                                                 마지막으로 항상 옆에서 든든하게 조언하고
                                                                                 도움을 주던 형에게 부끄럽지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 오래오래 행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어 살아가기를 바라며, 나중에
                                                                                 나도 결혼하게 돼서 아이가 생긴다면
                                                                                 온 가족이 다 같이 해외여행도 가보고 싶어.
                                                                                 지나온 세월처럼, 미래에도 좋은 형과 동생이
                                                                                 되어 도움도 주고받고 서로 위로하고 행복을
                                                                                 공유하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어.


                                                                                 항상 감사하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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