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수산가족 2024 AUT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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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채표가 없는 것은 활명수가 아닙니다
                                         상표등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활명수의 유사 제품들은 계속 출시됐지만, 경
                                         쟁사에서 신제품을 아무리 쏟아내도 활명수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제조
                                         법은 물론 성분까지 유사한 제품이라도 이미 국내 시장에 뿌리 깊게 자리잡
                                         은 활명수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1965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던 활명수도 ‘움찔’할만한 신제품이 등장한다. 바로 삼성제약의 ‘까스명
                                         수’. 까스명수는 소화제에 탄산가스를 주입한 신제품으로, 활명수가 꽉 잡아
                                         놓은 소화제 시장에 무섭게 침투한다. 동화약품(구 동화약방)은 초반에 여느
                                         다른 제품들처럼 까스명수에도 그리 큰 위기감을 느끼지 못했으나, 청량한
                                         느낌의 까스명수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인 것을 보고 결국 트렌드
                                         를 따라 탄산을 선택하게 된다. 그렇게 1967년, 오늘날의 우리에게 가장 익숙
                                         한 ‘까스활명수’가 출시되었다. 동화약품은 여기에 더해 ‘부채표가 없는 것은
                                         활명수가 아닙니다’라는 광고 문구를 내세워 ‘원조 소화제’ 이미지를 다시 한
                                         번 못박았다.


                                         ‘만년 1등’ 소화제의 비결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소화제 시장에서 동화약품이 꾸준히 시장점유율 1
                                         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

              활명수 관련 TMI                 데, 우선 시장을 선점하여 초기 시장을 확보했다는 데 있다. 후발 주자에 비해
              ① 상해임시정부의 든든한 자금줄          유리한 위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부채표’ 로고를 통해 ‘오리지널리티’를
              민강 선생은 활명수 판매금으로 독립자금      확고히 했다. 두 번째는 꾸준한 변화를 준 것이다. 앞서 말한 까스활명수 외에
              을 조달했다. 당시 활명수의 가격은 한 병
                                         도 편의점 상비약 ‘까스활’, 어린이용 ‘꼬마활명수’, 스틱형 파우치 ‘활명수-유’,
              에 50전으로, 설렁탕 두 그릇과 막걸리
              2~3잔을 살 수 있는 금액이었다. 이에 독   여성을 위한 ‘미인활명수’ 등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하며 사람들
              립운동가들은 중국 이동 시 활명수를 지참     에게 늘 신선한 이미지를 선사했다. 마지막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오
              하고 현지에서 비싸게 판매해 자금을 마련
                                         랜 기업의 식상한 이미지를 없애고 누구에게나 새롭게 다가가기 위해 팝업스
              했다.
                                         토어나 SNS 채널 등을 운영하며 젊은층과도 긴밀히 소통했다. 결국 활명수는
              ② 4가지 기네스북 기록              정통성을 강조하면서도 시장 변화의 흐름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했으며, 다양
              1996년, 한국기네스협회로부터 4개 부문
                                         한 방식의 마케팅을 통한 폭넓은 소비층 확보로 오늘날까지 ‘소화제 1위’라는
              에 걸친 인증서를 받았다. 해당 부문은 국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것이다.
              내 최고의 제조회사, 최고의 제약회사, 최
              초의 등록상표(부채표), 최초의 등록상품
              (활명수)이다.
              ③ 85억 병 판매 신화
              까스활명수는 지금까지 약 85억 병 이상
              이 판매되었다. 이 수치는 전세계 인구 약
              65억 명이 1병 이상을 마시고도 남으며, 대
              한민국 국민 4,800만 명이 1인당 175병씩
              마실 수 있는 수량이다. 심지어 병을 가로
              로 눕혀 길이를 재보면 지구를 25바퀴나
              감고도 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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