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수산가족 2024 AUT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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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문종필 만화평론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지금 잘 살고 있는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내가 품고 있는 외로움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일 테다. 그런 다음 외로움의 근원을 알게 된다면 ‘그것’과 함께 느리고 여유 있게 이야기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외로움으로 인해 지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이 작업이 끝났다면 이번에는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만화’를 보면 어떨까. 외롭고 쓸쓸한 자신을 잠시 밀어낼 수 있지 않을까.



                                                       홍승우의 이 작품은 50대 아들이 노부모와 함께 사는 이
                                                       야기다. 주인공은 딸의 교육을 위해 아내와 딸을 유학 보
                                                       내고 홀로 지낸다. 그러다가 홀로 사는 것이 외롭고 쓸쓸
                                           마음처방
                                             둘         해서 노부모와 함께 살기로 마음먹는다. 그렇다. 이 만화
                                                       는 50대의 늙은(?) 아들이 노부모와 함께 살아가며 일어
                                                       나는 짠하면서도 유쾌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렇다면 이
                                         만화가 ‘외로움’을 극복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될까. 아무래도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유머’를 담고 있다는 것일 테다. 그러니까 독자들은 텍스트를 읽는 과
                                         정에서 단순한 정보를 얻는 것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홍승우 특유의 유
                                         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유머는 외로
                                         움에 허우적거리는 존재들에게 웃음이나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으며 어떤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
                    OLD 올드               는가. 홍승우의 『OLD 올드』는 총 25의 짧은 단편으로 이뤄졌다. 이 단편들은

                       홍승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보다는 다양한 주제와 함께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시간이 없는 직장인에게 가장 최적화된 만화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만화가 가벼운 것은 아니다. 어떨 때는 비수를 꽂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게 하
                                         기도 한다. 때론 동시대의 다양한 시대적 흐름을 담아 놓기도 한다. 그러니 유
                                         머러스한 만화를 읽는 과정을 통해 잠시나마 외로움을 달랠 수 있을 뿐만 아
                                         니라, 동시대의 다양한 시대적 징후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다. 이
                                         러한 장점에 대해서 독자들도 호평일색이다. 그러니 작품성에 대해서는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 나아가 각각의 회가 끝나는 자리에서 짧은 에세이도 함께
                                         수록하고 있으니, 독자들은 나이가 든다는 것이 무엇인지 공감하며 텍스트를
                                         감상할 수 있다. 아직 젊은 청년이라면 나이 든 존재들의 고충을 들을 수 있으
                                         니 조금은 새롭게 다가갈 수 있겠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텍스트의 가장 큰
                                         장점은 ‘유머’이다. 이런 유머를 통해 외로움을 극복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나
                                         아가 ‘나이 듦’으로 걱정하는 존재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것으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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