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수산가족 2023 AUT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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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OSAN [  culture  ]                         마음처방전




                                     조금 더 나은 관계를 위하여


                                         동료와의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되는 만화


                  “관계란 참 마음 아픈 데가 옹기종기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문인수 시인은 「그림자 소리」에서 노래한 적이 있다.
                 이 짧은 언어 속에는 타인과의 관계가 쉽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관계가 빈번히 일어나는 직장생활도 마찬가지다.
                    각자 저마다의 아프고 씁쓸한 흔적을 품는다. 직장생활에서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되는 만화를 소개한다.










                                                                        마음처방
                                                                         하나

                                                                 이하진 만화가의

                                                              『도박중독자의 가족』

                                             “평범한 일상은 좋은 일이 나쁜 일보다 다섯 배쯤 많은 상태라고 합니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일
                                             대일이면 사람은 인생이 정말 별로다 느낀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좋은 일이 많은 것이 좋겠지요.
                                             어떻게 좋은 일을 많이 만들 수 있죠?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사실 아주 큰 일이 아니어도 됩
                                             니다. 예를 들어. 가족에게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같은 말을 하는 거죠.”


                                             일상은 고통의 연속이다. 살아가다 보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
                                             인다. 아무리 노력해도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그럴 때는 무엇을 해야 할까. 위의 구절
                                             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하진의 만화 『도박중독자의 가족』은 시동생의 도박 중독 문제
                                             로 몇 년째 고생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은 시동생의 도박중독을 막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 남편 또한 시동생을 위해 노력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함께
                                             고생했던 가족이라는 이유로 시동생을 챙길 뿐,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 주인
                                             공은 너무나 애쓴 나머지 공동 의존증(Codependence)이라는 병을 얻는다. 이 병은 문제
                                             를 고치려다가 오히려 본인이 흔들리게 되는 병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쓰러지지 않고 삶
                                             의 태도를 바꾸기 시작한다. 병원에서 상당을 받은 후, 아주 작은 실천을 해나간다. 평범
                                             한 일상에서 ‘좋은 일’을 많이 만들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좋은 일이
                                             특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소소하고 소박하다. 주변 사람이나 가족들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부터 실천하는 것이다. 그래서 주인공은 소박한 쓸모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다. 거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다. 여행이라고 해서 유럽이나 미국과
                                             같이 먼 나라가 아니다. 여행 역시 이곳이 아닌 저곳으로 떠나는 소소한 것을 의미한다.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지치고 힘들 때가 많다.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지 답답할 때도 있
                                                고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에 직면하는 경험을 하곤 한다. 그럴 때 지치지 말고 이 만화
                                                  의 주인공들처럼 자신에게 좋은 일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 조금은 더
                                                   나은 회사생활이 되지 않을까. 스스로에게 작은 보상을 주며 서로의 지친 어깨
                                                    를 다독여 보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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