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2024 신한금융희망재단 사례관리 지원사업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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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흥덕경찰서
상실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살인사건 피해자 가족의 일상 회복기
가까운 가족의 죽음은 엄청난 상실감과 스트레스를 남깁니다. 그 죽음이 악의적인 범죄에 의한 것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범죄피해자 유가족은 슬픔을 추스를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 현실적인 문제들도 마주해야
합니다. 일도 생활도 함께하던 어머니를 살인사건으로 잃은 준우 씨는 이미 불안장애를 앓고 있었기 때문
에 그 모든 상황이 유난히 힘겨웠습니다. 혼란스러워하던 그에게 회복의 실마리를 만들어준 것은 경찰과
신한금융희망재단 사례관리 지원사업의 도움이었습니다.
사례
경찰청 이야기 어머니는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지만, 준우 씨(가명)에게 어머니는 조금 더 특별한 존재
였습니다. 불안장애 탓에 대부분의 30대 남성처럼 독립해서 사회에 나아가지 못한 준우 씨는 어머
니와 함께 살고 어머니의 사무실에서 일했습니다. 그렇게 가까웠던 어머니가 급작스레 세상을 떠
난 것만도 받아들이기 힘든 일인데, 준우 씨는 어머니가 살해당한 현장을 발견하고 신고한 목격자
로 엄청난 정신적 충격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준우 씨뿐 아니라 다른 가족들도 저마다의 슬픔을 감당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동생 준형 씨
역시 가해자에 대한 분노와 수사에 대한 불안, 어머니를 잃었다는 상실감에 고통받았습니다. 외삼
촌은 누나를 잃은 슬픔에 더해 누나가 범죄에 희생되는 상황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힘들어
했습니다. 특히 준우 씨는 목격자로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고, 살인범을 찾아 처벌하는 수사와
재판 과정을 지켜보는 일도 소홀히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머니의 죽음을 차분히 받아들일 여유조차 갖기 어려웠습니다.
준우 씨는 마지막까지 어머니 곁에서 보살핌을 받았으니
어머니의 사무실과 재산 정리, 지자체 행정처리 같은 일도
자신의 몫이라고 여겼지만 그 모든 것이 그에게는 어렵기만
했습니다. 해결하지 못한 현실적인 문제들은 충격과
상실감으로 흔들리는 가족을 짓누르는 부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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