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수산가족 2023 SUMMER
P. 69

2023. Summer                                                                                   69





               표의 하부 목표는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니, 지금 해야 할 일은 사업을 준          롯하여 이러한 사람들이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책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
               비하는 일이라는 식으로 목표를 설정해 나가는 방법이다. 저자가 말하는            우리는 먼저 우리가 정말로 바라는 미래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바도 이와 같다. 자기가 꿈꾸는 미래를 생각하고, 그 미래를 위해 살아가          자리에 가만히 앉아 고민하는 것으로는 자기가 원하는 미래를 찾을 수
               라는 말이다.                                           없다. 여러 가지에 도전하고, 다양한 경험을 겪어야 한다. 때로는 책을 읽
               조금 실망스러운 결론이었다. 무언가 대단한 비밀을 알려줄 것처럼 말하            고, 때로는 사람을 만나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질책받기도 하면서 진정으
               더니 결국 결론은 미래를 중심에 두고 목표를 설정하라는 진부한 결론이            로 바라는 미래를 찾아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저자가 주장하는 ‘미래를
               라니. 아마도 저자는 사람들이 일상에 갇혀 있는 이유가 미래가 아니라            위한 삶’을 살 수 있다.
               현재를 바라보며 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그의 생각도 맞다. 많           저자가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전하려고 하는 바는 불교적 깨
               은 사람들이 현재를 바라보며 산다. 그들이 미래를 바라보는 순간은 정            달음에 가깝다고 느꼈다.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해져 있다. 만기에 받을 적금 이자를 헤아릴 때와, 주식을 매매하며 장래          생각,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들이 자신을 제약하
               에 오를지 내릴지를 가늠할 때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정말로 자기가 원            지 못하게 하라는 주장이 특히 그랬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하는 미래를 몰라서 그렇게 사는 것일까?                            말이 꼭 불교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서양문화권에서 불교적 명상법,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가 꿈꾸는 미래가 있다. 전원주택에서 평화롭게 살            특히 마음챙김 명상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이후, 거의 모든 자기
               아가는 미래를 그릴 수도 있고, 지금 하는 일이 아니라 정말 자기가 하고          계발서에서 마음가짐의 중요성과 명상의 효과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저
               싶은 일을 하는 삶을 꿈꿀 수도 있고, 지금보다 훨씬 나은 부부생활을 꿈          자의 주장에서 느껴지는 불교적 색채는 아마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
               꿀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좋은 미래를 꿈꾸면서도 쉽사리 자신을 바           까? 물론 불교적 색채를 떠나 우리는 저자의 주장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
               꾸지 못한다. 나는 근본적인 이유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생각한다.           아야 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그
               더 고통스럽게 바뀔지도 모르니 차라리 지금 이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심            생각은 옳은가? 과연 그것이 진실인가? 질문을 거듭해 나간다면 각자의
               리이다. 인간은 불확실성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니 당연한 결과이다. 그렇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리라.
               기 때문에 저자는 그 어떤 것보다 미래를 보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
               다.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조급함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한다.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수단도 없
               생긴다. ‘지금보다’ 나빠지는 상황을 걱정한다면 결코 움직일 수 없다.           이 목표에 도달하고 싶어 한다. 기나긴 여정을 견뎌야 하는 이유는 모든
               미래에 초점을 맞추라는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주어진 그대로 받아들             순간순간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 헤겔
               이고, 거기에 속박되지 않으며, 또한 그것에 흔들리지 말라는 이야기이
               다. 주어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불확실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변화           헤겔의 말처럼 조급함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만이 있을 뿐이다. 저자가 주장한 ‘미래가 이끄는 삶’이란 바로 이러한 의         살아오며 나는 조급함을 버리지 못했다. 빨리, 단시간에 많이 해내는 것
               미다.                                               이 능력을 증명하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어떤 건물도 한 번에
               하지만 그렇게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진정으로             세워지지 않는다. 조급함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은 높은 건물을 단숨에
               원하는 미래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성공한 인생을 살고 싶다, 좋은 집          쌓으려는 사람처럼 불가능한 것을 바라는 사람이다. 스스로를 학대하는
               과 차를 갖고 싶다는 마음은 미래라기보다는 욕망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어떤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
               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그럴듯한 미래를 찾았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이 힘겹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것이야말로 목표를 이루는 가장 빠른
               남아있다. 그것이 정말로 자신이 바라는 미래인가? 부모나 친구, 혹은 연          길이다. 아직 자기가 바라는 미래를 명확히 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마찬
               인이 바라는 모습을 자기가 원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말            가지이다. 단숨에 알아내려고 하지 말고,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접근해야
               로 그 미래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          한다.
               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나는 자신이 꿈꾸는 미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나는 내가 원하는 미래가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었
               래를 위해 살아가는 것보다, 그 미래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일이 더욱 어           다. 또한 내가 그러한 미래를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도 갖지 못했다.
               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주장에 묘한 반감을 느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만 분명해졌을 뿐이다. 좀 더 많은 책을 읽고, 좀
               꼈을 수밖에 없다. 자신만의 확고한 미래가 없는 사람에게 ‘미래에 초점           더 다양한 경험을 쌓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달을 수 있을까? 세상 누구도
               을 맞추어 살라’는 주장은 공허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이 작가가 되           확실한 답을 줄 수는 없다. 스스로 만들어 낸 질문에 스스로 대답해 가며
               는 미래를 꿈꾸었다. 그는 작가가 되기 위해 살았고, 실제로 작가가 되었          답처럼 보이는 것을 찾아다닐 뿐이다. 진정으로 바라는 미래를 찾는다면
               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처럼 분명한 목표를 갖고 살아가지는 않는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한 대로 삶의 목표를 역설계할 수 있으리라. 아무쪼
               우리 대부분이 꿈꾸는 미래는 그보다 두루뭉술하고, 물질적이다. 나를 비           록 그날이 빨리 찾아오기를 바란다.


                                                                                               SOOSAN Family Magazine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