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수산가족 2022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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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san culture                                    도서산책






                      2022년 2분기 우수독후감 선발대회 우수상

             독후감      마리우스 B. 잰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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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카모토 료마와 메이지 유신」을 읽고






                글. 수산인더스트리 신사업개발센터 RCP팀
                이승욱 주임





         역사책 읽기의 재미는 과거의 사건과 인물에 대해 간접경험 할 수 있             파와 그들이 주도한 갑신정변이 떠올랐다. 한국 근대사를 공부하며 조
         다는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처럼 현시대            선은 갑신정변이 실패로 끝나며 근대화에 더디었던 반면 조선과 비슷
         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통해 교훈을 배우며 이것             한 상황이었던 일본은 어떤 일을 계기로 근대화에 성공하였으며 우리
         을 발판 삼아 더 나은 모습의 미래로 도약해야 한다.                     는 어떻게 서양 열강과 더불어 일본에까지 치욕을 당하는 상황이 되어
         책 「사카모토 료마와 메이지 유신」에서는 당시 일본의 중심지인 에도             야만 했는지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다.
         (도쿄)와는 멀리 떨어진 토사 번의 하급 무사 사카모토 료마가 어떻게            일본은 근대화 이전까진 하나의 나라라기보다는 각 번이 하나의 나라
         시대의 풍운아로 개혁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었으며, 또한 일본의 역사             개념이었기에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가능하였고 조선은 중앙집권적 국
         를 바꾼 메이지 유신에 영향을 끼쳤는지 여러 사례를 보여준다.                가였기 때문에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예
         먼저 사카모토 료마가 에도 유학 당시 경험한 미국 페리 제독의 흑선             로 15세기의 중국(명)과 유럽이 있다. 당시 중국의 GDP는 유럽 전체보
         내항 사건(강제 개항 요구)은 사카모토 료마에게 서양 문물에 대한 충            다도 높았고 중국은 15세기 초 황제인 영락제의 지시로 정화라는 사람
         격과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의 많은 사람은 서             이 인도, 아프리카 등을 항해할 만큼 유럽의 대항해시대 이전부터 뛰어
         양 열강에 비해 막부가 통치하는 일본이 매우 뒤처졌음을 깨달았고 이             난 항해술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가로
         후 존왕양이 운동(막부를 무너뜨리고, 천황을 받들어 외세를 배격한              영락제 사후 개방정책 폐기와 쇄국정책으로 돌아서며 세계로 뻗어 나
         다)이 벌어지고 사카모토 료마도 이에 가맹하였지만 실패하였다. 이후             가지 못했고, 일본의 각 번과 같이 여러 나라의 경쟁구도 속에서 발전하
         스승 가쓰 가이슈(일본 해군의 근대화에 영향을 준 인물)를 만나며 해            던 유럽은 항해 후원자를 찾아 포르투갈, 프랑스 등에게 퇴짜를 맞았지
         군의 중요성을 배웠으며 미국 답방 경험이 있던 그에게 미국의 사상을             만, 스페인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신대륙을 발견한 이탈리아 제노바 공
         접하며 사카모토 료마는 일본이 외세에 대적하려면 미국의 연방제와               화국 출신 콜럼버스 같은 사람에게는 다양한 기회의 장이었다. 이렇게
         같이 일본의 각 번들이 통합된 하나의 일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서로 경쟁을 통한 발전으로 과학의 진보와 정치
         다. 이런 경험을 접하기 전의 사카모토 료마는 그저 그 시대 속에서 살           적 개혁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회적 흐
         아가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인간이었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 등의 서             름과 진취적인 인물의 추진력이 나라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양 열강이 주도하는 세계는 급변하고 있었고 그런 시대의 흐름 속에              이후 유럽은 세계를 주도했고, 일본은 아시아를 주도했다. 하지만 세계
         개혁가로 탈바꿈한 것이다.                                    2차대전과 태평양전쟁 이후 미국, 소련이 세계 질서를 양분하는 냉전시
         1867년 사카모토 료마는 대정봉환의 구상을 담은 선중팔책(신정부강             대가 도래하였고 소련 붕괴 후 패권국이 된 미국과 그런 미국의 패권에
         령팔책이라는 메이지 정부의 기본 이념이 된다)을 구상했다. 그렇게              도전하는 신흥 경제 강국 중국이 소위 G2라고 불리며 세계 패권을 놓
         교토 니조성에서 정권의 중심이 막부에서 천황에게 넘어갔으며 이를               고 경쟁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호시탐탐
         대정봉환이라 한다. 사카모토 료마는 또 서로 앙숙이었던 사츠마 번과             대만을 노리고 있는 중국의 욕망은 신냉전시대를 여는 신호탄일 수도
         초슈 번의 동맹을 이끌었고, 이 두 번은 개화파의 중심이 되어 막부파            있다. 앞으로도 세계는 다시금 알 수 없는 방향으로 급변할 것이다. 지
         와의 보신전쟁을 통해 승리함으로써 두 번의 인사들이 신정부의 중심              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여러 나라와의 이해관계 속에 얽혀있다.
         이 되었고, 이를 계기로 일본은 봉건시대를 종식하고 메이지유신을 발             우리는 사카모토 료마가 그랬던 것처럼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돋움으로 중앙집권적 근대국가로 발전하게 되었다.                        세계 정세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세계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
         나는 「사카모토 료마와 메이지 유신」을 보며 김옥균과 같은 급진개화             해 국가 발전을 거듭하여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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