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수산가족 2023 W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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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Winter                                                                                   75





                            2022년 4분기 우수독후감 선발대회 우수상

                   독후감      이광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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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을 탐한 사무라이」를 읽고





                      글. 수산인더스트리 신사업개발센터 RCP팀
                      이승욱 주임





               최근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역사전문가가 들려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후에 서양으로부터 아시아 식민지 해방을 빌미 삼아 제국주의 국가를 건설하
               데, 주제는 일본의 근대화와 그와 관련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여러 인        였다.
               물들 중에서도 몇 개월 전 연설 도중 총기 피습 사건으로 인해 사망한 아베 신       얼마 전 암살당하여 죽은 일본 최장기간 총리 아베 신조 전 총리 또한 야마구
               조 전 총리가 가장 존경하며 일본 근대사를 거론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 일본       치현(옛 죠슈번)출신으로 요시다 쇼인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언급하며
               우익사상의 창시자 요시다 쇼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조선을 탐한          그의 사상을 이어가자고 했다. 지금도 일본 정치권에서는 자민당(보수)이 우
               사무라이」라는 책을 읽으며 그의 인생을 바라볼 수 있었다.                  세에 있으며 아베 신조 전 총리 사망 이후 참의원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두었
               18~19세기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유럽은 르네상스 이래 경제적, 사회적 그리        다. 요시다 쇼인이 죽은 지 200여 년이 흘렀지만 그의 사상은 죽지 않고 아베
               고 기술적으로 엄청난 발전을 거두고 있었다. 서구 열강들은 이런 발전으로          신조와 같은 일부 극우 정치인들에 의해 이어져온 것이다.
               얻은 힘을 앞세워 세계로 뻗어나갔고 이들의 무역정책에 따른 강제개항요구           한일의 역사적 관계를 봤을 때 일본에게 식민 지배를 당한 우리나라 입장에서
               에 에도 막부(도쿠가와 막부)가 통치하는 200년 평화를 이어온 동아시아 섬        는 요시다 쇼인을 결코 냉정하게 평가하기 힘들 것이며, 오늘날의 한일 무역
               나라 일본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었다.                         분쟁, 독도 영유권 분쟁, 위안부 문제 등 여러 문제들에 의해 우리는 한일관계
               1853년 일본 앞바다에 연기를 내뿜는 검은 괴물이 등장했다. 바로 ‘쿠로후네’      를 객관적인 시선보다는 감정에 이입하여 바라보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경제
               (흑선: Black Ship)였다. 증기기관을 사용한 서양식 철선인데 그 당시 일본인   적, 지리적 요인으로 일본과 우리나라는 서로 엮이지 않고서는 험난한 국제정
               들의 눈에는 연기를 내뿜는 검은 괴물로 보였을 정도로 압도감이 대단했었다          치 사회에서 공생할 수 없을 것이다. 당장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는 것이다.                                            러시아의 유럽 국가 가스차단으로 인한 많은 유럽 나라들의 피해사례를 보면
               1854년 미국과의 불평등 조약의 시작으로 막부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각        알 수 있다.
               번의 영주들은 서양 열강에 무너지는 막부를 보며 목소리에 힘을 내기 시작하         앞으로도 요시다 쇼인의 사상은 그의 사상을 잇고자 하는 이들에 의해 현재
               였다.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도 이어질 것이다. 영화 <대부>의 대사인 “친구는 가까
               이런 격동의 시기에 에도(도쿄)에서 서쪽으로 멀리 떨어진 죠슈번 출신인 요         이, 적은 더 가까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일본을 가까이 두며 현재와 다가오는
               시다 쇼인은 어릴 적부터 여러 곳을 유람하며 견문을 넓혀나갔다. 당시에 일         미래를 위해 한일 간의 문제는 항상 감정에 치우치기보다는 냉정한 시선으로
               본은 각 번의 이동이 자유롭지 않았고 요시다 쇼인은 무단 여행으로 인해 신         바라봐야 할 것이다.
               분을 박탈당하였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요시다 쇼인은 유폐기간 동안 저
               서 「유수록」을 썼고 「유수록」을 통하여 ‘일군만민론’(천황이 지배하고 그 아래
               만민은 평등하다), ‘정한론’(서양 열강에게 빼앗긴 것은 조선 등 약소국에서 되
                                                                                    한일의 역사적 관계를 봤을 때
               찾으면 된다) 등을 주장하였다.
               스스로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요시다 쇼인은 쇼카손주쿠라는 자그마한                                  일본에게 식민 지배를 당한
               사설학당을 세워 후학양성에 힘을 쏟았다. 그는 막부 체제에 대한 비판으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요시다 쇼인을
               인해 30살의 이른 나이에 처형되고 말지만 그가 가지고 있던 사상은 그가 가
                                                                             결코 냉정하게 평가하기 힘들 것이며,
               르쳤던 제자들에게 계승되었고, 훗날 요시다 쇼인의 제자들은 근대 일본의 근
                                                                                        오늘날의 한일 무역 분쟁,
               간이 된 메이지 유신의 핵심 인물들이 되었다. 이토 히로부미 또한 요시다 쇼
               인의 제자로 요시다 쇼인의 사상인 정한론을 실천하여 훗날 한국을 일본의 식                         독도 영유권 분쟁, 위안부 문제 등
               민지로 만들었다.
                                                                           여러 문제들에 의해 우리는 한일관계를
               사상은 실로 엄청난 힘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메이지 유신부터 일본의
                                                                            객관적인 시선보다는 감정에 이입하여
               제국주의까지 전부 요시다 쇼인이 주장하던 사상이 그의 의지를 잇는 자들에
               의해 현실화된 것이다. 일본은 메이지유신을 시작으로 근대화에 성공하였고                                     바라보는 경향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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