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수산가족 2023 AUT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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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었고, 외국 고서로의 경험을 넓힐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엔지니어의 눈으로 본 ‘유한계급사회’
                                               지금부터는 엔지니어의 눈으로 본 「유한계급론」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인문학적인 지
                                               식에서는 아직 많이 부족한 나이지만, 소스타인 베블런이라는 사람은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
                                               어주었다. 책을 점점 읽어나갈수록 이 사람이 그냥 단순히 책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
                                               다기보다는 잘못된 사회를 정확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분석하고 비평한 책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책을 읽는 동안 생각도 많이 해볼 수 있었지만 어떤 면에서는 통쾌하다는 느낌이 들 정
                                               도로 비평을 하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나에게는 소스타인 베블런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서술
                                               한 주제들 중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꽂히는 한 가지 주제가 가장 흥미로웠다. 바로 ‘기술’이었다.
                                               ‘기술’이라는 것은 사전적인 의미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거나 또는 성취하는 원초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의 사회에서는 원초적인 ‘기술’마저 유한계급의 것으로 불리는 경우가 종종 생기곤
                                               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요즘 거의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다. 일반적인 사람
                                               들은 ‘요즘 주가 스마트폰이 없겠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
               4차/5차 산업혁명을
                                               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봤을 때 지금 대한민국뿐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기술’은 자
               맞이한 지금, 앞으로도                    본이 있는 유한계급만 돌아간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모든 사람을 편하게 하기
               많은 기술들이 개발되고                    위해 개발된 ‘기술’들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그저 특정 사람들의 소유물이 될 수밖에 없을 것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이다. 더 나아간다면 부자들은 그것을 자신의 지위를 세상에 보이기 위해 ‘과시’의 용도로 사용하

               것이다. 이러한 기술들은                   게 될 것이다. 나는 유용한 기술들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쓰이거나 모든 사람을 편하게 하고 만
                                               족하게 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이 특정 계급을 위한
               모든 사람이 알맞게 사용할
                                               ‘과시’로 쓰이게 된다면 그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반대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4차/5차 산
               수 있도록 장려되어야 할
                                               업혁명을 맞이한 지금, 앞으로도 많은 기술들이 개발되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러한
               것이고, 그저 ‘과시’용으로                 기술들은 모든 사람이 알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되어야 할 것이고, 그저 ‘과시’용으로 쓰이지
               쓰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말아야 할 것이다.
                                               어릴 적부터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가 있다, 바로 ‘남북문제’이다. 만약에 남북이 통일
                                               이 된다고 가정했을 때, 이 과정에서 유한계급사회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단
                                               면적으로 봤을 때, 아직 북한의 산업 기술력 및 에너지 이용 기술력은 남한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 기술력이 북한 사회를 돕기 위한 수단이 아닌 그저 북한에게 ‘남한이 이 정
                                               도다.’라는 과시의 용도로 쓰인다면 차라리 통일이 되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 정도
                                               이다.


                                               「유한계급론」을 마무리하며…
                                               「유한계급론」을 읽으면서 나 자신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것 같다. 요새 나
                                               는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즐기는 상태이다. 「유한계급론」에서 느낀 ‘과시’라는 요소를 이 부
                                               분에서 적용해 볼 수 있었는데, SNS와 같은 요소들이 본인을 ‘과시’하는 용도로 쓰이는 대표적인
                                               것이라는 걸 알고 부끄러움을 많이 느꼈다. 「유한계급론」은 아직까지도 존재하는 나의 부족한 부
                                               분을 하나씩 하나씩 벗겨내어서 남에게 보여주는 듯한 느낌도 주었다. 앞으로는 ‘과시’보다는 ‘실
                                               용’을 우선으로 하고, 나 자신을 스스로 ‘유한계급’으로 만들어가는 행동들을 많이 줄여야 될 것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기를 만들어 나가는 발전소의 일원으로서 모든 사람이 이 기술을
                                               누릴 수 있게 업무에 더욱 정진하는 엔지니어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으며 이 책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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