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수산가족 2022 AUT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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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san culture                                    도서산책






                      2022년 3분기 우수독후감 선발대회 우수상

             독후감      조우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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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헐적 몰입」을 읽고






                글. 수산인더스트리 북평사업소 운영팀
                이종성 과장





         정작 공부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수업시간만 집중해서 공부하고 수업              있다면, 잠시 일을 손에서 놓는 것이 좋다고 한다. 되지 않는 일을 붙들
         외 시간에는 잘 노는 취미 부자였던 기억이 난다. 수능 만점자들이 TV           고 있는 것보다 밖에 나가서 걷거나 피로하다면 잠시 잠을 자는 것도
         에 나와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공부하고 잠도 8시간씩 잘 잤다고 말해             좋은데, 이렇게 해서 몸이 회복된다면 집중력이 달라질 것이고 다시
         저런 사람은 머리가 좋아서 그렇게 할 수 있나 보다 하고 생각했던 기            업무에 빠르게 몰입할 수 있다고 한다. 아마도 아르키메데스는 좀처럼
         억이 있다. ‘간헐적’이란 단어가 익숙한 것은 한때 ‘간헐적 단식’이 유행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 야근한 몸을 이끌고 목욕탕에서 피로를 풀다가
         해 TV와 책에서 많이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루 16시간 단식하고          불현듯 해결책이 눈앞에 보였던 것이 아닐까 상상해본다.
         8시간 동안 한 끼를 먹는 것처럼 몰입을 한다는 소리인가 하며 책을             한 교수가 배움을 청하러 유명한 선승을 찾아갔다고 한다. 선승은 교
         읽었다. 책에서 말하는 몰입의 핵심은 오래 앉아 있는 것보다 몰입의             수에게 찻잔을 하나 내주고 차를 따라 주기 시작했다. 찻물이 찻잔에
         질이 중요하며, 온전한 몰입의 시간을 늘리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              넘쳐 흘러내림에도 불구하고 선승은 계속 차를 따랐다. 찻물이 넘쳐
         다. 만약 평균적으로 하루 1시간뿐인 평범한 우리의 하루 몰입시간을             바닥에까지 흐르기 시작하자 교수가 말했다.
         4시간의 몰입으로 늘릴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의 잠재력            “아니, 스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찻물이 넘치잖습니까?”
         을 온전히 이끌어내는 4시간의 온전한 몰입을 위해 적절한 양질의 휴             “이것이 이상한가? 자네 또한 마찬가지라네. 이미 자네 안이 가득 차
         식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며, 몰입과 휴식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             있는데 어찌 내가 자네에게 가르침을 전할 수 있겠는가?”
         이 바로 핵심 비결이라 한다. 즉, 제대로 잘 쉬는 사람들이 일도 잘할           간헐적 몰입은 비움에서 기초한다. 모든 것이 가득 채워진 상태에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TV 뉴스에서 야근을 못 하게 일정 시간이 되           몰입에 임한다는 것은 마치 찻잔을 가득 채운 채로 다시 찻잔을 채우
         면 건물 일괄 소등을 하니 업무시간에 잡담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며              길 원하는 어리석은 교수와 같다. 주변은 물론, 머릿속까지 빈틈없이
         시간을 보내는 직원들이 줄고 야근을 하지 않기 위해 집중해서 일한다             물건들과 잡념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면, 진정한 자신을 일깨우고 만나
         는 내용을 본 기억이 있다. 오래전 기억이긴 하지만 학생 시절 시험 기           는 일은 어렵다고 말해준다. 우리는 어떻게 보면 소박하고 시시해 보
         간에 벼락치기로 몇 시간 공부한 내용이 머릿속에 잘 남아있던 것도              일 수도 있는 우리의 삶을 ‘위대하게’ 살아갈 수 있다. 바로 간헐적 몰
          짧은 시간 몰입해서 집중했기에 가능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누구나            입을 통해, 내 안의 최고의 나를 일깨워보자. 진정 나답게 살아가는 나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이 즐거운 일을 하고 있을 때, 친한 친          만의 영웅의 여정을 떠나보자.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듯, 내게
         구를 만났을 때, 우리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잊을 정도로 깊이             주어진 환경과 조건이 어떻든 간에, 그 주어진 한계를 뛰어넘어 나만
         그 상황에 빠져든다. 몰입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를 ‘온전한 집중’의 상           의 잠재력을 한껏 발휘하며, 나답게, 자유롭게, 충만하게 살아가는 것,
         태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주의가 산만해지지도 않고 다른 생각이 끼             그것이 우리의 삶을 위대하게 살아가는 참된 비결이라고 믿어보자.
         어들 틈도 없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모두 깨어 있는 동시에, 일상적인           몸과 마음에서 불필요한 생각과 스트레스 등을 비워 냄으로써 순탄하
          세상과는 단절된 듯한 고요하고 완벽한 집중의 상태, 그것이 바로 몰            게 간헐적 몰입의 길로 들어갈 수 있음을 강조한다. 휴식과 비움의 순
         입이다.                                              간이야말로 간헐적 몰입의 문을 열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되니 오늘
         유명한 유레카 일화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새 왕관이 진            이라도 당장 나를 둘러싸다 못해 잠식하고 있는 물건들이 있다면 하나
          짜 순금인지를 알아 오라는 왕의 명을 받고 고민하는 아르키메데스는             하나 정리하고 청소하면서 불필요한 것들로부터 해방감을 느껴 보길
         목욕탕에서 넘치는 물을 보고는 좋은 생각이 떠올라 유레카라고 외쳤              바란다. 그리고 이를 통해 비워진 마음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 보기
         다. 책에서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업무에 좀처럼 진전이 없을 때가          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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